일하고 글 쓰는 사람들을 위한 레터 Vol.107
(지난주 Vol.106이 Vol.107로 잘못 발송되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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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고성 여행에서 '북끝서점'이라는 책방에 들어갔다가 우연히 퍼블리 창업자, 박소령님의 책 <실패를 통과하는 일>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저 역시 ' 퍼블리'에 기고를 해본 적이 있기에 박소령 대표님의 책이 더욱 반갑게 느껴졌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이 책이 '필연'으로 느껴진 이유는, 제가 퇴사를 하자마자 떠난 여행에서 이 책을 읽었기 때문입니다.
박소령님은 2015년 3월 창업을 결심하고 2016년 2월부터 본격적으로 '퍼블리'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2017년 프리A 라운드 투자를 유치했고 콘텐츠 업계에서 빠르게 주목을 받았죠. 2021년부터는 콘텐츠 회사에서 커리어 회사로의 도약을 꾀했으나, 결국 2024년 퍼블리 콘텐츠 사업과 소셜미디어 사업은 분리되어 각각 매각되었습니다.
실패. 누군가는 그녀가 지난 행적을 스스로 '실패'라고 표현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시선을 갖기도 합니다. 퍼블리가 유니콘 스타트업이 아니라고 해서, 성공적인 엑시트를 한 게 아니라고 해서, 과연 실패라고 말할 수 있는가. 저 역시 책을 읽기 전에는 '실패'는 과한 표현이라고 생각했지만, 책을 읽는 내내 그녀가 후회 없이 최선을 다해 '끝'을 본 뒤 스스로를 냉정하게 되돌아보는 모습이 그려졌어요. 그건 마치, 7번의 퇴사를 겪은 저의 생각과도 닮아 있었고요.
한때는 '퇴사'를 '실패'라고 생각했던 적도 있지만 돌아보면 퇴사는, 머나먼 커리어 길을 가면서 만나게 되는 환승장 같은 것이었습니다. 누군가는 직행 버스를 타고 가기도 하고, 또 누군가는 지하철과 버스를 여러 번 환승해서 가듯이 말이죠. 창업자와 직장인. 완전히 다른 위치라고 생각했지만 시작과 끝이 있다는 점에서 많은 부분이 닮아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박소령님의 책 <실패를 통과하는 일>에서 언젠가 퇴사를 하게 될 모든 직장인 분들께 도움이 되는 문장을 뽑아봤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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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특정 기간과 자금을 정해놓고, 그때까지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사업을 접겠다는 조건을 창업 전에 정해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박소령, <실패를 통과하는 일>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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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를 할 때 다음 직장을 구하고 퇴사를 하는 분들도 있고, 퇴사를 한 후 다음 직장을 알아보는 분들도 있습니다. 대부분 전자를 선택합니다. 후자는 위험이 높기 때문이죠. 사회초년생 시절, 저는 그걸 잘 몰랐어요. 아무 계획 없이 퇴사했지만, 한두 달이면 다음 회사를 찾을 수 있을 거라고 막연하게 생각한 겁니다. 3개월, 6개월... 기약 없이 시간이 흐르며 죽을 것 같은 불안감을 느꼈어요. '죽을 것 같다'는 게 비유가 아니라 현실이었어요. 베개를 끌어안지 않고는 잠에 들 수 없었고, 새벽녘 번뜩 눈이 떠져서는 눈물로 밤을 지새우기도 했죠.
당시 제가 오랜 공백기를 보낸 가장 큰 이유는 '데드라인'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OO월 OO일까지 취업을 한다'라는 시간적 목표가 없었기 때문에 '더 만족스러운 회사를 찾겠다'며 시간을 마구 흘려보낸 것이었어요. 만약 정확한 시간적 목표가 있었다면 제가 바라는 회사의 조건을 낮추는 방향을 고려해 볼 수도 있었겠죠. 또한 저를 불안하게 했던 요인은 재정적 문제도 컸는데, 재정적으로 내가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지 금액으로 환산해보았다면 불안감을 낮추는 데 더 도움이 되었을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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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어떻게 시작할 것인가'는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어떻게 끝낼 것인가'라고 지금의 나는 생각한다. - 박소령, <실패를 통과하는 일>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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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최근에 퇴사하면서 가장 신경을 쓴 건, 동료들이었습니다. '어차피 퇴사하면 만날 일 없는 사람들이다'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전에 6번의 퇴사를 하면서 배운 건, 퇴사를 해도 만날 사람은 만난다는 것이었어요. 1년에 1번, 2년에 1번일지라도, 연락을 주고받을 옛 동료들이 있다는 건, 사회 생활을 하는 사람에겐 무척 든든한 지원군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저는 남아 있는 동료들이 아쉬움을 느낄지언정 배신감을 느끼게 하고 싶진 않았어요. 남아 있는 동료들은 제 빈자리를 오래도록 지켜봐야 하잖아요. 그래서 인수인계를 잘 마무리 하는 것은 기본이고, 너무 쌩-하고 나가버리는 느낌이 들지 않도록 감정적인 부분을 제일 많이 신경 썼던 것 같습니다. 입사할 때만큼 웃으면서 나갈 순 없어도, 아름답고 깔끔하게 마무리 짓는 모습을 동료들에게 남기는 것이 마지막 예의라고 생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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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매각은 내가 팔고 싶다고 파는 게 아니라 '팔려야 한다'는 것이었음. 누군가가 사고 싶은 매력적인 대상이 되어야만 팔리는 것이라고. - 박소령, <실패를 통과하는 일>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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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를 잘 만들어 매각하듯이, 직장인은 경력을 잘 쌓아서 이직 시장에 '나'를 내놓습니다. 이력서를 넣는 족족 면접 기회가 찾아온다면 매력적인 인재라는 뜻일 테고, 아무리 이력서를 넣어도 면접의 기회가 찾아오지 않는다면 지금까지 해온 업무와 성과를 되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혹은 이력서나 포트폴리오에 매력적으로 잘 어필이 되지 않았는지 점검해봐야겠죠.
당장 퇴사할 계획이 없더라도, 우리는 언젠가 반드시 퇴사를 합니다. 이직을 하든, 창업을 하든, 돈을 벌기 위해서는 내가 가진 재능을 팔아야 하고, 팔기 위해서는 매력적인 대상이 되어야 합니다. 직장인으로서의 매력은 회사를 다니고 있는 지금 만들어야 합니다. 정기적으로 이력서를 업데이트하고 포트폴리오를 정리하세요. 지금 내가 '물경력'은 아닌지 냉철하게 판단하세요. 취업 시장에서 나를 팔고 싶다고 파는 게 아니라, 팔려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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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글러에게 추천하는 책 | <실패를 통과하는 일>, 박소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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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응적이 아니라 주도적으로 살자. 상대가 친 공을 허겁지겁 따라갈 게 아니라 내가 먼저 코트 건너편으로 공을 쳐 보내자.
📝 언제 죽어도 나는 더 이상 후회가 없다는 마음가짐으로 살아야 한다는 것. 그래서 평소에도 출근길에 '만약 내 수명이 1년, 3년, 5년 남았다면, 나는 지금 일을 계속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종종 했음.
📝 돈을 먼저 벌고 나서 자유를 얻을 것인가, 지금 자유를 얻고 그다음에 돈을 벌 것인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졌을 때, 결론은 현재의 내 자유가 모든 것에 우선한다는 것이었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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