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동료와 같이 점심을 먹고 "이 식당 다시는 오지 말아요"라고 못 박은 곳이 몇 군데 있어요. 음식이 맛없는 곳? 불친절한 곳? 비위생적인 곳? 모두 다시는 찾지 않을 식당이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더 가고 싶지 않은 식당은 바로 '음식이 늦게 나오는 식당'입니다.
직장인에게 1시간의 점심시간은 너무나도 소중합니다. 20층에 있는 저희 회사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에 내려오는 데만도 5분 정도 소요되어서 점심시간만 되면 마음이 급해져요. 한 번은 회사 근처의 생선구이집에 갔는데 홀에서 일하시는 직원 분이 딱 한 분이었어요. 가게에 손님이 별로 없어 괜찮겠거니 하고 테이블에 앉자마자 단체 예약 손님이 몰려왔어요. 결국 30분 넘게 음식을 기다리다가 10분 만에 음식을 해치우고 사무실로 서둘러 돌아와야 했지요.
반면 회사 바로 옆 건물에 있는 순두부찌개 식당은 주문을 하고 음식이 나오기까지 5분도 걸리지 않습니다. 최근 확장 공사를 했을 만큼 장사가 무척 잘 돼요. 순두부찌개가 맛있는 점도 한몫을 하겠지만, 주변 직장인들이 이 식당을 많이 찾는 가장 큰 이유는 음식이 항상 빨리 나온다는 신뢰가 갖춰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맛, 서비스, 위생은 식당이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요소라면, 음식이 나오는 속도는 단골이 되느냐 마느냐를 결정짓는 요소가 됩니다.
직장인의 점심 식사가 아니라면 음식이 늦게 나오는 게 그리 큰 문제가 아닐 수도 있어요. 휴일에 가끔,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에 갔다면 음식이 나오기까지 기다리는 시간마저도 즐거운 시간일 테니까요. 하지만 점심시간에 짬을 내서 낮잠을 자거나 은행 업무까지 봐야 하는 직장인이라면 음식이 빨리 나오지 않는 식당을 다시 찾지는 않을 겁니다.
직장인을 대상으로 글을 쓰는 저는, 식당 주인의 입장에서 생각해보게 됩니다. 저도 뉴스레터를 여럿 구독하고 있지만, 계속해서 읽게 되는 레터는 그리 많지 않았어요. 디자인이 예뻐도, 빠르게 최신 트렌드를 전해도, 유명인과의 인터뷰 콘텐츠로 흥미를 끌어도, 발행인의 깊은 인사이트나 진심이 없는 레터는 결국 '수신거부' 대상이 되었죠. 어떻게 하면 구독자들이 내 이메일을 계속 읽도록 만들까 고민하다가 저는 레터에 항상 진심을 담기로 결심했어요. 진심은 그 누구도 따라서 만들 수 없으니까요.
일글레터의 오픈율은 매주 다르긴 하지만 평균적으로 구독자의 절반 정도가 제 일글레터를 읽고 있어요. 그중에서도 매주 한 번도 빠짐없이 일글레터를 오픈해서 읽어주시는 구독자님이 있고, 같은 레터를 여러 번 오픈해서 읽는 구독자님도 있습니다. 이 분들이 바로 저의 '단골손님'이고, 단골손님을 더 많이 만드는 것이 저의 목표입니다.
최근 유튜브가 AI 생성 콘텐츠에 대한 수익 창출 자격 정책을 변경할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기사). 대량 생산이 가능한 저품질의 AI 생성 콘텐츠를 수익화 대상에서 배제하고, 콘텐츠에 '개인의 기여'와 '창의성'을 명확히 증명하도록 요구한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콘텐츠 뿐만 아니라 모든 콘텐츠 시장에서 단골을 만들기 위해서는 인간적인 진심을 담는 것이 더더욱 중요해질 것입니다. 사람들이 계속해서 내 콘텐츠를 찾아오게 만들고 싶으신가요? 그렇다면 계속해서 진심을 보여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