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제 강사는 수학 일타강사(이투스) 중 유일하게 EBS에서도 강의를 하는 강사입니다. '연봉 100억'을 벌며 재정적으로 큰 부를 이룬 그에게 EBS에서 강의를 하는 이유를 묻자 그는 한 일화를 소개했어요. 우연히 듣게 된 한 학교 선생님의 고민인데요. 반에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을 위해 몰래 수학여행비를 내주었는데 혹시라도 그 학생이 사실을 알고 상처받을까 봐 걱정이 된다는 것이었죠. 보통 '이번 달 매출이 잘 안 나오면 어쩌지?'를 고민하는 장승제 강사는 충격에 빠졌어요. 그 후 학생들에게 자신을 '선생님'이라고 부르지 말고 '생선님'이라고 부르라고 했습니다. 스스로 자신을 진정한 선생님이라고 인정할 수 없다는 뜻이었겠지요.
보통 강의가 끝날 때쯤 '이다음에 이어서 다음 강의를 들으라'며 연계된 강의를 추천해주기도 하지만, 그는 유료 강의를 할 때엔 혹여 자신이 '돈' 때문에 추천한다고 생각할까 봐 그 말을 도저히 할 수 없다고 해요. 반면, EBS에서 강의를 하면 다음 강의를 마음껏 추천할 수 있어서 훨씬 편하고 자유롭다고.
저는 정승제 강사의 이야기를 통해 돈도 중요하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습니다. 소니가 레이싱에 대한 순진한 사랑과 열정이 있었다면, 정승제 강사에게는 이 세상의 모든 학생들이 수포자가 되지 않기를 바라는 진심이 있는 것처럼 말이죠.
2023년 9월부터 매주 일글레터를 발행해 오며 제 자신에게 묻습니다. 당장 돈도 되지 않는 이 일을 왜 이렇게 꾸준히 열심히 하냐고. 미국 최대의 뉴스레터 플랫폼 서브스택 CEO가 말하길, 뉴스레터를 처음 시작한 후 10개 이상 쓰는 사람은 0.3%라고 하는데, 저는 오늘로써 94회를 발송했으니 못해도 0.1% 안에는 들 거예요. 그 이유는 제가 남들보다 대단히 성실해서가 아닙니다. 돈이 따라오든, 따라오지 않든, 사람들이 더 행복하게 일하고 글을 쓸 수 있도록 저의 인사이트를 나누는 일이 진심으로 즐겁기 때문입니다.
우리, 돈 빼고 얘기해도 될까요? 여러분은 돈을 제외하고 그 일을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저는 솔직히 돈 얘기보다 그 이야기가 조금 더 재밌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