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를 맞이하던 2018년 1월, <나의 30대 라이프 가이드> 15가지를 만든 적이 있습니다. 지난 20대 시절의 부족한 점을 보완하고, 제가 그리는 멋진 30대의 모습을 향해 나아가고 싶어서 만들었어요. 그로부터 8년이 흐른 지금, 과연 매순간 이 가이드에 맞추어 살아왔는가 하면 그렇지는 않아요. 완벽히 이루어낸 것도 있고, 꽤 괜찮게 이루어낸 것도 있고, 여전히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것도 있어요. 그래도 괜찮습니다. 이 가이드는 반드시 이루어내겠다는 목표가 아니라, 지향점과 다른 방향으로 튕겨나갈 때마다 저를 붙잡아줄 기준점이니까요.
<나의 30대 라이프 가이드>
1. 재미없게 사는 건 죄,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살 것
2. 충분히 휴식하되 그외 시간은 바쁘게 움직일 것
3.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지 못하는 이유에 남의 눈치와 사사로운 의견을 넣지 말 것
4. 경험은 자산, 무엇이든 경험하기 5. 이 세상 어디에 떨어져도 혼자 잘 살 수 있을 만큼 생존법 배울 것 6. 옷은 30번 이상 입을 것만 살 것 (싸구려X, 개수를 줄이고 좋은 것으로만 살 것) 7. 1년에 한 번도 사용하지 않는 물건은 과감히 버릴 것 8. 어디로든 여행을 떠날 수 있는 용기와 지식을 가질 것 9. 다른 사람에게 기대하지 말고 기대지도 말 것 10. 나를 재미있게 해주는 것에 돈을 아끼지 말 것 11. 내가 좋아하는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는 일이라면 통 크게 베풀 것 12. 작은 것 하나도 기록하는 습관을 가질 것 13. 지금보다 더 나은 일과 삶을 계속해서 찾고 나의 가치를 매일 올릴 것 14. 꼭 나만의 작업실을 가질 것 15. 자신감 100%, 나를 믿을 것
가이드의 사용법은 이렇습니다. 옷가게에서 옷을 입어보고 고민이 돼서 그냥 나왔어요. 그런데 옷이 자꾸 눈에 밟혀서 가게에 다시 들어가서 옷을 또 입어보았죠. 역시나 구매할 만큼 마음에 들지 않지만 옷을 두 번 입어본 게 눈치가 보여서 그냥 옷을 살까 싶었어요. 그때 제 머릿속에 6번이 스쳐 지나갑니다. 잠깐의 창피함을 이겨내고 가게 밖으로 나오면, 입지도 않을 옷을 구매하는 우를 범하지 않을 수 있죠.
또다른 예로, 오래 전부터 시나리오 수업을 들어보고 싶었어요. 하지만 퇴근하면 침대에 눕기 바빠 개근을 할 자신이 없기도 하고, 큰 금액을 결제하는 게 부담스러워서 '언젠가' 배워야겠다고만 생각했죠. 그러다 우연히 온라인 수업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부담스러운 가격이긴 했지만 10번을 기준으로 질러버렸어요. 신중히 선택한 10번만큼 인생을 즐겁게 만들어주는 것도 없는 것 같아요.
삶의 목표와 가이드는 비슷하면서도 달라요. 목표가 '무엇'에 해당한다면 가이드는 '어떻게'에 해당하거든요. '무엇'만 있어서는 목표를 이룰 수 없고 '어떻게'만 있어서는 나아갈 방향이 없어요. 즉, 저의 15가지 가이드는 모두 '행복'이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한 저만의 방법인 거죠. 제발 40대가 오지 않기를 바라지만, 저의 40대 라이프 가이드는 30대의 라이프 가이드와 어떻게 달라질지는 조금 궁금합니다.
정신 차리고 보니 어느새 하반기로 들어서는 문턱 앞에 서있네요. 올해 초 세운 목표를 중간 점검 해보니 약 20%도 달성하지 못한 것 같더군요. 그런데 개그맨 박명수 씨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어요. 예능은 하반기가 중요하다고. 하반기에 잘해야 보상이 따르고 대상을 받을 수 있다고. 인생이 예능도 아니고, 연말에 대상을 받자는 것도 아니지만, 그래서 제가 하고 싶은 말은 2026년 이제 시작이라는 겁니다. 2026년의 목표와 가이드를 다시 한번 점검해보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