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강박에 가까울 정도로 루틴을 지키는 편입니다. 유연근무제가 있는 회사에 다니지만 거의 매일 똑같은 시간에 출근해, 옷을 걸어두고, 컵을 씻고, 커피를 타서 다시 자리로 돌아와 일을 시작하기까지의 과정 사이에 10가지가 넘는 행동이 패턴화 되어 있을 정도죠. 루틴에 집착하는 행동의 근원을 좇아가보면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서'인 것 같아요.
직장인은 주 5일을 출근합니다. 특별히 연차를 내는 날을 제외하곤 변함이 없죠. 그런데 월요일은 50%, 화요일은 100%, 수요일은 30%...와 같이 컨디션에 따라 들쭉날쭉 퍼포먼스를 내면 스트레스를 받더라고요. 따라서 100%까지는 아니더라도 매일 80% 정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합니다. 물론 사람인지라 컨디션을 제 맘대로 조절할 수 있는 건 아니에요. 몸이 아플 때도 있고, 계절에 따라 감정기복을 느끼기도 하죠. 남들보다 체력이 좋지 않은 점을 보완하기 위해 특히 더 컨디션 유지에 집착을 해왔던 건지도 모릅니다.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한 여러 가지 루틴 중에서도 최근에 새로 시작한 3가지 루틴이 있는데요. 첫 번째는 헬스입니다. 4개월 전부터 헬스장에 등록해 주 2회 정도 가고 있습니다. 몇 년 전만 해도 주말에 등산을 하는 것만으로도 체력이 유지가 됐는데 나이를 한 살 한 살 먹을수록 주 1회 등산만으론 부족하더군요. 헬스장에서 운동을 하는 시간은 길어야 1시간. 가끔은 더 욕심을 내고 싶기도 하지만 무리하지 않습니다. 페이스를 넘어 무리하면 다음 날 피곤해지니까요. 조금씩 천천히 운동량을 늘려가며 체력을 키우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점심 먹고 예쁜 카페 찾아가기입니다. 교대역 근처 회사로 이직했을 때 가장 아쉬웠던 것이 '근처에 예쁜 카페가 없다'는 것이었어요. 그런데 웬걸, 동료들과 함께 검색을 해보니 교대역에도 예쁜 카페와 맛집이 많이 숨어 있습니다. 어제는 유럽 감성의 카페, 오늘은 휘낭시에가 맛있는 카페를 찾아다니며 점심시간을 보내니 오후가 훨씬 더 활기차고 힐링이 됩니다. '회사 근처 맛집 모음' 인스타그램 계정도 만들었는데 게시물이 더 쌓이면 언젠가 공개할지도요.
마지막 세 번째는 일기 쓰기입니다. 작년까지는 일주일에 한 번 몰아서 쓰거나 그마저도 거의 잘 쓰지 않았는데요. 올해부터는 점심에 먹은 메뉴라도 매일 쓰기로 다짐했어요. 그러다 보니 일기가 아니라 마치 식당 메뉴판처럼 되어버렸지만, 지난 일기를 살펴보며 나의 부족한 부분과 과하게 넘치는 부분을 체크해 일상의 균형을 맞춰가고 있습니다.
컨디션을 더 좋게 만드는 데 집중하면 부담이 생기지만 컨디션을 유지하는 데 집중하면 루틴이 생깁니다. 컨디션을 유지하고 싶다면 좋은 루틴을 만들어 보세요. 루틴으로 채우는 하루하루가 저는 꽤 만족스럽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