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번째 퇴사를 했습니다. 7번 퇴사를 하면 능숙하게 퇴사할 것 같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어요. 퇴사를 하기로 결정한 후 며칠간 밤잠을 설쳤습니다. 저는 퇴사를 결정할 때마다 열병을 앓으면서 몸이 아프더라고요. 진심의 무게라고 생각합니다.
'퇴사'. 직장인의 인생에서 퇴사는 손에 꼽힐 만큼 중대사입니다. 이직을 위해 퇴사했다면 매일 아침 일어나 향하는 직장이 바뀌고, 만나는 동료들이 바뀌고, 업무가 바뀌고, 대표님도 바뀝니다. 반면, 퇴사를 위한 퇴사도 있습니다. 이 경우 내가 결정해야 할 선택사항이 더 커집니다. 매일 아침 일어나 어디로 향할지, 누굴 만날지, 무엇을 할지, 누굴 위해 일할지 온전히 혼자 결정해야 하니까요.
그게 얼마나 무서운 일인지 '퇴사'를 앞두면 뼈저리게 느껴집니다. 각자마다 변화를 마주하는 방법은 다르겠지만, 저는 변화를 꽤 고통스럽게 받아들이는 편인데요. 아마도 긴 공백기를 경험하며 취업을 간절히 소망했던 적이 있기에, 커리어의 변화를 더욱 무겁게 받아들이는 것 같기도 합니다. 즉, 7번의 퇴사를 경험했다는 건 저에겐 7번의 큰 고통을 경험했다는 의미와도 같습니다.
한 회사에서 퇴사할 때 제가 엉엉 울자 대표님께서 "그렇게 울 거면 계속 같이 일해요"라고 말씀하신 적이 있어요. 속으로 '정말 그럴까?'라고 생각했을 정도로 그 회사를 좋아했어요. 매일 9시간 함께 가족처럼 지냈던 동료들의 얼굴이 머릿속에 맴돌았어요. 그럼에도 저는 퇴사를 결정했습니다. 퇴사가 고통스러울 만큼 회사를 사랑했지만, 변화를 받아들여야 할 때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퇴사는 회사에 대한 애정으로 결정해야 할 문제가 아니라, 나의 커리어에 따라 결정되어야 할 문제이기에 고통스러워도 변화를 회피할 수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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